휴가라 낮에 동네 헬스장에 갔다. 우연히 헬스 트레이닝 지도를 하고 있는 오랜 동창을 만났다. 경찰을 준비하다가 지금은 따로 회사 다니고 있는 친구라 낮에 헬스장에서 일하고 있는 게 의아했다. 인사하니 나에게 상담할 게 있다며 커피 한 잔 같이 했다.
회사는 그만두었냐고 물어봤다. 그게 아니라 쉬는 날에 16시간씩 지도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포기했던 경찰 특공대가 하고 싶다고 했다. 혹시 모르니 휴직을 하고 6개월 준비해서 하고 싶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공부 잘하던 네가 보기엔 어떠냐며 물었다.
개인 PT를 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그런데 보면 새벽 6시에 나와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업이 좋더라는 것이다. 치과의사, 성공한 사업가 등등. 펜트하우스로 개인 지도까지 나가 봤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은 PT를 500회씩 끊고 매일 지도를 받는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자기도 성공하고 싶더랬다. 학창 시절에 열심히 안 했으니 지금 열심히 한다고 했다. 책 한 권 안 읽었는데 책도 읽으며 지금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한다. 회사에 있는 8시간이 정말 편하다고 한다. 쉬는 날에 일을 더 하고 시험 준비를 하기 때문이란다.
머리를 얻어맞은 듯했다. 예전에 열심히 했던 것은 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정말 부끄러웠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 하면서도 월급에 만족하며 주말이면 누워 지내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알 수 없는 전율을 삼키며 친구에겐 뭘 하든 잘할 테니 꼭 해보라고 했다.
가슴이 시킨다면 해야 한다. 아무 것도 없는 내가 무엇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가? 현실? 돈에 매몰되지 말자. 돈은 벌면 된다. 그렇게 친구가 나에게 말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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