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시작하는 법




오랜만에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근황을 주고 받다 지금 만들고 있는 앱을 보여주었다. 보더니 다음 날에 자기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어떻게 시작했는지 물어왔다.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말해 주었는데 정리해보니 4가지 정도다.


작게 시작하라.
후배는 앱을 만들기 위해 300 만원까지도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다 잃어도 되니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100 만원으로 나눠서 3번 해보라고 했다. 사실 원대한 계획은 지속하기 어렵다. 정말이다. 계획에 비해서 시간도 돈도 부족하다. 실력이 부족한 게 제일 큰데 매 스텝을 나갈 때마다 괴롭다.

그래서 한 바퀴 도는 게 참 중요하다. 무조건 끝을 봐야만 다음이 생긴다. 초심자라면 마라톤에서는 함부로 힘을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단거리 달리기라면 10초만 달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젖 먹던 힘까지 낼 수 있다. 작게 시작하는 것이 전력투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점차 속도와 거리를 늘려나가면 된다.


쉽게 하라.
어려우면 못한다. 본업이 따로 있다면 가뜩이나 힘든데 어렵기까지 하면 포기한다. 아이디어를 낼 때에는 즐겁고 행복하지만 하기로 한 시점부터 스트레스만 받는다. 정작 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러니 딱 2가지만 새로운 걸 적용하라고 했다. 해야 할 일이 10 가지라면 익숙한 기술로 8을 하면서 속도를 높이고 2만 새로운 걸 하면 지겹지 않고 즐겁다.


아이디어를 남에게 알리지 마라.
다이어트는 남에게 알려야 하던데 아이디어는 그렇지 않다. 이곳저곳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색하지 마라. 아마 100% 먼저 시작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없다고? 그럼 못 찾은 것일 뿐이다. 

내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하지만 남에게 이야기를 하면 십중팔구 별로라고 한다. 아니면 이미 있다고 하거나. 마윈이 말했다. 작은 사업을 말하면 돈을 별로 못 번다고 이야기하고, 큰 사업을 말하면 돈이 없다고 불평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자고 제안하면 경험이 없다고 변명하며, 전통적인 사업에 대해 제안하면 경쟁이 치열하다고 두려워한다. 정말 공감 가는 말이다.


하나에 집중하라
돈 벌 생각을 버려야 한다. 물론 이미 돈을 벌고 있는 앱은 정말 많다. 하지만 혼자 개발하면서 돈까지 벌기가 쉽지 않다. 수익을 내기 위해 사용자 인증부터 결제 시스템까지 만들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이런 기술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기존 솔루션을 사용해도 돈이 든다. 전혀 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에 상관이 없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써주지 않으면 이런 기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낯선 곳에 돈을 쓰지 않는다. 내 앱을 구매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차라리 내가 생각한 기능을 딱 하나를 만드는 데에 힘과 돈을 쓰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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